태풍 곤파스가 우리나라로 다가오고 있다는 뉴스에 놀라
며칠 전 인제군 수산리에 다녀왔습니다.

태풍의 영향권에 들기 전이었지만 조금씩 비가 흩뿌리고 있었습니다.

태풍이 빨리 올라오는 걸까? 조금은 염려스럽기도 하였지만

많은 비가 내리고 바람도 강하게 불 것이라는 숨 넘어가는 뉴스에 길을 서둘렀습니다.

 

수산리는 소양호가 생기면서 섬 아닌 섬이 된 마을입니다만

지금은 도로가 놓여 접근이 그리 어렵진 않습니다.

그렇지만 마을은 정말이지 한적하여 며칠 푹 쉬었다 오고 싶은 그런 곳입니다.

제가 인제 수산리를 찾아간 이유는 자작나무 숲이 있다는 말 때문이었습니다.

요즘이야 무성한 이파리에 가려 은빛으로 빛나는 자작나무를 보기는 어렵지만

답사를 해보고 제 상상대로라면 아름다운 여행으로 꼭 한번 가야지 싶었거든요.

 

늦가을 자작나무 이파리가 단풍들 때면 울긋불긋한 색감과 차갑게 느껴지는

자작나무 은빛 껍질이 빚어내는 풍경의 너무도 이국적인 느낌, 뭔지 아시겠죠?

그 늦가을의 느낌만을 찾아서 답사를 다녀왔답니다.

지금은 폐교가 된 자연학교를 지나 천천히 마을로 걸어 들어갔습니다.

그때만해도 참 기분은 달떴습니다.

마을로 흐르는 계곡도 좋고 조용한 마을과 곧 누렇게 벼가 익어갈 풍경까지

머리 속으로 그려가며 말이죠.

 

한데 아무리 걸어도 자작나무 임도 들머리가 나오지 않더군요.

마을에는 사람도 없어서 어디 물어볼 곳도 없고

들어갔던 길 나왔다가 다시 저만치 가보고 그러기를 몇 번 반복하다가

운 좋게 아저씨 한분을 만나 자작나무숲이 내려다보이는 임도를 물었습니다.

걸어서 임도를 한바퀴 도는 것은 너무 힘들다며 차를 가지고 왔으면 차로 돌아보라고.

이럴 수가다녀온 사람들 말로는 가뿐하다던데그럼 뻥이었나?

 

하는 수없이 차를 가지고 임도를 조금 돌다가 길도 협소하고 풀도 너무 무성하게 자라

중간에 돌아내려오고 말았습니다.

제 느낌 속 자작나무 숲은 그렇게 허무하게 끝이 나고 말았네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빗방울이 툭툭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2010 9 2, 목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