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연의 여행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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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동쪽에 자리한 산청 대원사(大源寺)는 신라 진흥왕 9년(548년)에 창건된 사찰입니다.
현재는 비구니 사찰답게 아주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비구니 사찰들은 대부분 경내가 무척 단정하고 아기자기한데 이곳 대원사도 그렇습니다.
이 대원사는 사찰보다도 계곡이 더 유명합니다.
골이 깊고 주변 경치가 수려해서 여름철이면 피서객이 많이 찾는 곳이죠.
골이 깊다 보니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금새 물이 불어나 인명사고가 잦은 곳이기도 하구요.
예전에 여행을 갔을 때는 가물었던 해여서 계곡이 거의 마르다시피 했었는데
요즘 산청 쪽에 비가 많이 내려 피해는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여행지에 사람이 많지 않을 때
여행의 감흥이 더욱 커지기 마련입니다.
대원사에서도 그랬습니다.
묵직하면서도 나직한 스님의 불경 소리만 들려올 뿐 소음 하나 없었던…
대원사에는 보물 대원사다층석탑이 한 기 있는데
평소에는 일반인 출입금지 구역에 있기 때문에 볼 수 없었는데
공사를 하는 바람에 독특한 다층석탑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그리고 조금 후 여기저기 둘러보고 있는데 우박 같은 굵은 비가 쏟아지더군요.
사찰 뒤편 산신각 댓돌에 앉아 비를 피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독특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무슨 소리인지 쫓아가보니 장독대 항아리에 빗방울이 부딪히는 소리였습니다.
경쾌하면서도 마음이 평온해지는 소리였지요.
갑자기 내린 비 덕분에 마음까지 맑아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여행 중에 만난 뜻하지 않은 상황이 때로는
여행자의 감성을 자극하기도 하고 또 여행의 감흥을 더욱 키워주기도 합니다.
2010년 9월 3일, 금요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