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해남 대흥사

- 다양한 볼거리를 품고 있는 남도의 사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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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흥사> 

 

전남 해남의 대흥사는 조선 후기 불교를 이끌었던 거찰로 다양한 매력을 품고 있는 사찰입니다. 사찰로 들어가는 진입로가 아름답기로 유명하고, 사찰 입구의 작은 여관 유선관도 발길을 끄는 곳입니다. 그리고 사찰의 분위기도 차분해서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성보박물관에도 눈여겨볼 만한 유물들이 많습니다.

 

우선 대흥사의 진입로는 울창한 숲길로 오래된 고목들이 즐비합니다. 언제 가도 상쾌한 느낌을 주는 길입니다. 이 길을 따라가면 유명한 유선관이 있습니다. 유선관은 역사를 짐작하기 힘들 정도로 오래된 한옥으로 아주 깔끔한 형태의 구조입니다. 마당 가운데 작은 화단을 꾸몄고 뒷편에는 크고 정갈한 장독대와 시원한 계곡이 있어, 요즘 보기 드문 한옥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집입니다. 이 유선관은 영화와 책을 통해 유명해진 집입니다.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를 비롯해 많은 영화와 드라마가 이곳에서 촬영되었고,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 자세히 소개된 집이기도 합니다. 현재도 여관과 밥집으로 운영되고 있으니, 해남을 여행할 때 유선관에서 하루를 묵는 것도 좋을 듯싶습니다.

유선관을 지나 조금 더 가면 대흥사 부도밭이 나옵니다. 아름다운 길과 잘 어울리는 멋진 부도밭으로, 이 부도밭에 유명한 서산대사와 초의선사의 부도가 있습니다. 이 부도밭을 지나 다리를 건너면 대흥사 경내로 들어서게 됩니다.

 

대흥사는 사찰의 구조가 특이합니다. 천불전이 있는 공간과 대웅보전이 있는 공간이 금당천이라는 계곡으로 나뉘어 있는데, 높은 지대에 있는 천불전 공간을 남원이라 부르고 낮은 자리에 있는 대웅보전 공간을 북원이라 부릅니다. 남원의 중심이 되는 천불전은 그리 큰 건물은 아니지만 곱고 단정한 건물로, 빗살무늬 꽃문살이 우아한 느낌을 주는 건물입니다.

 

북원의 중심 공간은 대웅보전이 있는 공간입니다. 대웅보전은 정면 5칸 측면 4칸의 반듯하고 당당한 건물로, 1667(현종 8)에 중수했다는 기록이 있으니 무려 350년을 이어온 건물입니다. 대웅보전의 현판 글씨는 동국진체를 완성한, 조선 후기의 명필 원교 이광사의 글씨입니다.

이 이광사의 현판에는 또 한 명의 명필 추사 김정희에 얽힌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김정희는 제주도에서 8년간 유배생활을 했는데 그때 대흥사의 주지가 추사의 절친한 벗이었던 초의선사였습니다. 김정희는 제주로 유배를 가던 중 친구를 보기 위해 대흥사에 들러 하루를 묵었는데, 그때 대웅보전에 걸린 이광사의 글씨를 보고 초의선사에게 버럭 화를 냈다고 합니다. 이광사는 조선의 글씨를 망쳐놓은 사람인데 어찌 이광사의 글을 대웅보전에 걸어놓을 수 있냐는 말이었습니다. 그리고 추사는 무량수각(無量壽閣)이라는 현판 글씨를 하나 써서 바꿔 달게 하고는 제주로 떠났습니다. 추사는 제주에서 온갖 고난을 겪으며 추사체를 완성하고 세한도라는 문인화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그림을 남기게 됩니다. 그리고 8년 뒤 유배가 풀려 한양으로 돌아가는 길에 다시 대흥사에 들러 초의선사를 만났다고 합니다. 그때 추사는 초의선사에게 대웅전 현판에 걸린 자신의 글씨를 떼고 이광사의 글씨를 다시 걸라는 부탁을 했다고 합니다.

 

대흥사에서 마지막으로 보야할 곳은 표충사와 성보박물관입니다. 표충사(表忠祠)는 대흥사에 의발을 내린 서산대사와 그의 두 제자인 사명대사와 처영대사의 영정을 모신 사당입니다. 1789(정조 13)에 세워진 건물로, 현판은 정조의 친필이라 전합니다. 표충사 앞에 있는 성보박물관은 서산대사의 유물인 금란가사와 옥발 등과 이 부근의 불교 유물들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대흥사는 426년 정관존자가 창건했다는 설도 있고 544년 아도화상이 창건했다는 설도 있지만 확실치는 않습니다. 창건 이후에도 이렇다 할 흔적을 남기지 못했는데, 대흥사가 지금의 거찰이 된 것은 임진왜란 후 당시 최고의 선승이었던 서산대사 휴정이 입적하신 뒤부터였습니다. 서산대사는 입적하기 전 날, 제자들에게 자신의 의발(옷과 밥그릇)을 해남 두륜산 대둔사(대흥사의 옛 이름)에 전하라는 유언을 남기고 입적하셨다고 합니다. 사명대사를 비롯한 제자들은 스승의 유언에 따라 스승의 의발을 대둔사에 모셨고, 이 일로 대둔사는 일약 전국적인 관심과 후원을 받아 지금의 거찰이 되었다고 합니다.

서산대사는 당시 조선 불교계를 대표하는 승려였습니다. 이미 33세에 조정으로부터 선교종판사에 임명되어 선종과 교종의 통합작업을 이루어내서, 현재 불교의 기틀을 닦은 분입니다. 또 임진왜란이 터지자 제자들인 사명대사, 영규대사, 처영대사 등에게 승병을 일으킬 것을 지시해, 임진왜란의 불리했던 전세를 뒤집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런 큰 역할을 한 서산대사의 의발이 대둔사에 봉안되자, 대둔사는 일약 조선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찰 중의 하나가 된 것입니다. 이후로 대흥사는 13명의 대종사와 13명의 대강사를 배출하여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사찰로 자리매김되었습니다.

 

대흥사에 대해 간단히 설명했지만 대흥사는 이런 설명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사찰입니다. 해남을 여행할 때 빼놓지 말고 꼭 들러서 차분하게 돌아보아야 할 곳이 대흥사라 할 수 있습니다. 입장료는 어른 3,000, 중고생 1,500, 어린이 1,000원입니다.

 

대흥사 : (061)534-5502/3, http://www.daeheungsa.co.kr,  전남 해남군 삼산면 대흥사길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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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흥사 진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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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흥사 진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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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선관. 숙박과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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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도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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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불전. 꽃문살이 단아한 건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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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충사. 서산대사를 모신 사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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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웅보전>

 

 

주변 맛집

 

대흥사 입구에 식당들이 많습니다. 한오백년식당과 물레방아보리쌈밥이라는 집에서 돼지 불고기와 함께 내는 보리쌈밥(1인분 7,000)이 유명하고, 전주식당의 표고해물전골(1인분 10,000)이 유명합니다. 두 식당 모두 젓갈을 많이 쓰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미리 예약을 하면 유선관에서도 식사(110,000, 숙박객은 아침식사 8,000)를 할 수 있습니다.

또 대흥사에서 멀지 않은 해남읍내에서 식사를 해도 됩니다. 한정식으로 유명한 한성정(80,000, 100,000, 120,000원 상이 있습니다)과 떡갈비정식(1인분 25,000)으로 유명한 천일식당 그리고 해물탕( 50,000, 60,000)으로 유명한 용궁해물탕이 있습니다. 그리고 원조장수통닭은 닭코스요리(50,000)가 유명합니다. 닭주물럭, 닭똥집, 닭발, 백숙 등이 나오는 음식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집입니다. 백포식당은 갈치찜(12,000)과 연포탕(13,000)을 잘하는 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선관 : (061)534-2959, http://www.yuseongwan.com,  전남 해남군 삼산면 구림리 799

한오백년식당 : (061)534-5633, 전남 해남군 삼산면 구림리 819-3

물레방아보리쌈밥 : (061)534-3708, 전남 해남군 삼산면 구림리 819-3

전주식당 : (061)532-7696, 전남 해남군 삼산면 구림리 140-5

 

한성정 : (061)536-1060, 전남 해남군 해남읍 구교리 337-1

천일식당 : (061)535-1001, 전남 해남군 해남읍 읍내리 34

용궁해물탕 : (061)535-5161, 전남 해남군 해남읍 평동리 171-37

원조장수통닭 : (061)535-1003, 전남 해남군 해남읍 연동리 433-6

백포식당 : (061)536-3449, 전남 해남군 해남읍 해리 298-3

 

 

대중교통

 

해남까지 고속버스를 타고 내려간 뒤 해남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대흥사행 버스를 타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