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많이 하는 사람, 특히 혼자 여행을 많이 하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피하게 되는 음식이 몇 가지 있습니다. 지방에는 대개 혼자 식당에 들어가서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하는 음식들이 바로 그런 기피 음식입니다. 1인분만 주문해서 먹을 수 있는 김치찌개, 된장찌개 그리고 산채비빔밥이 대표적인 음식입니다. 맛도 다 비슷비슷해서 아무런 감흥도 없이 그냥 꾸역꾸역 먹게 되죠. 혼자 이런 음식을 계속 먹다 보면 여행중에는 이런 음식을 피하게 됩니다. 저도 그래서 산채비빔밥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포항의 진주식당이란 음식점에서 오랜만에 산채비빔밥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고소하고 부드럽고 깔끔한 산채비빔밥이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다른 집의 산채비빔밥과 별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고사리, 오이, 취나물, 도라지, 콩나물 그리고 계란 후라이가 들어갑니다. 그런데 문제는 얼마나 좋은 나물을 쓰는지 그리고 나물을 적당히 잘 삶아내는지가 중요하겠죠. 이 집은 그런 점에서 나물을 아주 잘 다루는 집으로 보입니다. 나물의 식감을 살리면서도 적당히 삶아서 부드럽게 느껴지더군요. 참기름을 어떻게 쓰는지는 모르겠는데, 고소한 향도 강하지 않고 은은했던 것 같습니다. 아주 잘 만든 비빔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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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빔밥> 

 

그리고 이 집의 특징은 김치에 있습니다. 반찬으로 물김치와 배추김치 그리고 울릉도 취나물이 나옵니다. 울릉도 취나물은 비빔밥에 더 넣을 사람을 위해 내는 것 같고, 물김치가 아주 시원하더군요. 시원한 물김치를 산채비빔밥과 함께 먹으니 아주 잘 어울리는 음식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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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찬. 빨간색의 물김치가 아주 좋았습니다.> 

 

이 집은 포항 보경사계곡 입구 식당가에 있는 집입니다. 예전부터 유명한 집이란 건 알았는데, 얼마 전에야 이 집의 산채비빔밥을 먹게 되었습니다. 물론 보경사계곡에 자주 갈 일이 없기도 하지만, 주말이면 사람이 너무 많아 기다려야 하는 집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몇 년 전에도 사람이 많아 할 수 없이 다른 집에서 먹었던 적이 있습니다.

 

서울 사람이 포항의 보경사계곡까지 가기는 쉽지 않지만, 보경사계곡에 가시게 되면 한 번쯤 이 집의 산채비빔밥 맛을 보시기 바랍니다. 비빔밥 7,000. 12시부터 영업을 시작하니 너무 일찍 가시면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진주식당 : (054)261-7117, 경북 포항시 북구 송라면 중산리 539-30

 

보경사계곡 입구 주차장에서 그리 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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