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틀을 깬 마애불, 서산마애삼존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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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에는 서산의 아라메길을 걷고 왔습니다.

아라메길은 볼거리가 있는 길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라메길에 서산마애삼존불, 보원사지, 개심사, 해미읍성 등이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걸을 수 있죠.

 

이날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볼거리는 서산마애삼존불이었습니다.

서산마애삼존불은 교과서에도 실려 있는 문화재이니 이름은 다들 아실 겁니다.

하지만 직접 보신 분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네요.

깊은 산 속 높은 바위벽에

가운데 부처님 한 분 그리고 양쪽에 보살님 두 분을 새겨 놓은 것이 서산마애삼존불입니다.

바위에 불상을 새긴 마애불을 삼존불로 만든 것도 특이하지만

서산마애삼존불의 큰 특징은 불상들의 미소라 할 수 있습니다.

서산마애삼존불은 흔히 백제의 미소라 불리는 미소를 띠고 있습니다.

보는 사람에 따라서 그 미소의 이미지가 다르게 느껴지는 오묘한 미소입니다.

천진난만해 보이기도 하고, 심술궂어 보이기도 하고 또 바보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볼이 통통한데다 살짝 눈웃음을 짓고 있어서

귀여운 아이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서산마애삼존불의 가치는 바로 이 자유로운 표정에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오래된 불상이 많이 전해오고 있습니다.

대부분 불상들의 표정은 비슷하죠. 근엄하거나 혹은 인자하거나.

그런데 서산마애삼존불의 표정은 그런 전형의 틀을 깨버리는 파격적인 표정을 하고 있습니다.

전형의 틀을 깨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저도 기존의 생활 방식 그리고 업무 방식의 틀 속에 갇혀 살았습니다.

제 생각의 한계가 기존의 전형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죠.

 

지난 토요일, 여행을 끝내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한 번 그 한계를 넘어가 보는 건 어떨까.

생각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서 되든 안되든 무언가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는 건 어떨까.

매우 어려운 일이고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르지만

일생에 한 번쯤은 새로운 생각과 새로운 방식으로 세상에 도전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판에 박힌 생각과 행동으로 한 평생을 사는 건 너무 지루하고 무의미하지 않을까.

토요일에 시작된 이런 생각이 월요일인 오늘까지도 제 머리 속을 맴돌고 있습니다.

요즘은 바쁘다는 이유로 평소보다 더 게을러져서 통 생각이란 걸 하지 않고 있습니다.

작은 일부터 하나씩 다시 점검해 봐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서산마애삼존불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해야 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