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강둘레길을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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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에 소양강둘레길을 걷고 왔습니다.

예전부터 소양강둘레길이 생겼다는 말은 들었는데

그닥 관심이 가진 않아서 선뜻 발길을 잡진 않고 있었습니다.

강을 따라 걷는 길은 계곡 길과 달라서 밋밋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주에야 소양강둘레길을 걸었습니다.

소양강둘레길은 제 짐작과는 완전히 다른 길이었습니다. 걷고 난 뒤에,

마음에 드는 길을 걸었을 때의 상쾌함과 왜 이제야 여길 걸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동시에 밀려들더군요.

같이 걸었던 임시연 씨는 이런 말을 하더군요.

이렇게 좋은 길을 만들어 놓고 인제군에서는 왜 홍보를 안할까요?

 

소양강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겠죠.

하지만 소양강을 정확히 아는 사람도 드문 것 같습니다.

소양강은 설악산에서 시작해 인제와 양구를 지나 춘천에서 북한강에 합류하는 강입니다.

그리 길지 않은 강이지만, 유명한 소양댐이 있고 또 소양강 처녀라는 노래로 널리 알려진 강입니다.

개인적으론 제가 어렸을 때 발가벗고 친구들과 놀던 강이기도 하죠.

그러니까 제겐 고향의 강인 셈입니다.

 

소양강둘레길은 이름 그대로 소양강을 따라 걷는 길입니다.

모두 세 개의 코스가 있는데 저희는 1코스와 3코스를 걸었습니다.

소양강둘레길의 특징은 다양한 자연의 풍경을 품고 있다는 점입니다.

강변길이라 밋밋하지 않을까 싶었던 제 짐작을 비웃기라도 하듯

울창한 숲길을 지나고 작은 계곡을 너댓 개 정도 건너고

또 잠깐씩 탁 트인 소양강의 풍경을 열어주기도 하더군요.

깊은 숲길을 걷다 보면 어디선가 청량한 계곡 물소리가 들려오고

그 앙증맞은 계곡을 마치 피아노 건반 위를 걷듯 가벼운 깡총걸음으로 건너면

단정한 나무데크길이 나타나서 거대한 바위벽과 가파른 비탈을 가로질러 가고

그 뒤로 다시 숨어 있는 울창한 숲을 지나고 다시 계곡 물소리가 들리고. . .

지루할 틈이 없는 길이었습니다.

길의 설계도 누가 했는지 아주 잘했습니다.

숲과 계곡을 지날 때는 자연 그대로의 길을 살렸고,

험한 구간에는 단정하게 나무데크 길을 만들어 놓았고

종간중간 쉼터도 잘 만들어 놓았더군요.

또 작은 오르막이 나오긴 해도 아찔한 오르막은 없어서 걷기에 부담도 크지 않은 길이었습니다.

 

요즘 더위와 비 때문에 마음이 울적했는데

오랜만에 상큼한 답사를 하고 나니 마음도 좀 개운해지더군요.

코스를 어떻게 짤지는 더 고민을 해봐야겠지만

아무튼 8월에 소양강둘레길을 함께 걸을 예정입니다.

8월이면 더위에 지쳐 몸도 마음도 가라앉는 계절이죠.

시간이 허락되면 훌쩍 그 묵직함을 털고 나오셔서

소양강둘레길에서 여름의 상쾌함을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소양강둘레길은 어쩌면 올 여름 가장 선명한 추억이 될지도 모르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