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가도 상쾌한 갑사 오리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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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공주 계룡산 아래에 있는 갑사에 다녀왔습니다.

갑사는 제가 좋아하는 절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갑사의 오리숲길을 좋아하죠.

오리숲길은 갑사 사하촌 상가단지에서 일주문을 지나 갑사강당까지 이어지는 명품 숲길입니다.

거리가 오 리, 2km쯤 된다 해서 오리숲길이라 부릅니다.

 

갑사 오리숲길은 한눈에 보기에도 아주 오래된 깊은 숲길입니다.

그러나 오래된 숲길이라고 모두 좋지는 않죠.

갑사 오리숲길은 우선 울창합니다.

한여름에는 볕이 잘 들지 않을 정도로 울창하고 무성한 숲이죠.

그리고 잘 살펴보면 오래된 늙은 나무들과 싱싱한 젊은 나무들이 고르게 섞여 있습니다.

아름드리 고목들은 오리숲길에 무게와 깊이를 더해주고

아직 파릇한 젊은 나무들은 오리숲길에 싱싱함을 뿌려 놓습니다.

그런 까닭에 오리숲길은 늘 신선하면서도 세월의 깊이가 느껴지는 길입니다.

그러나 오리숲길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단아함입니다.

숲의 나무들은 사람의 시선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제멋대로 자라죠.

그렇게 제멋대로 자라는 나무들이 조화로운 숲을 이룬다는 건 그리 흔한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갑사 오리숲길에서는 단아한 조화가 느껴집니다.

곧은 나무는 곧은 대로 휘어진 나무는 휘어진 대로

숲길의 단아함을 훼손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갑사 오리숲길은 걷는 일은 늘 상쾌하기만 합니다.

왁자지껄한 계룡산 등산객 무리만 만나지 않는다면 말이죠.

 

어제는 짙은 가을색의 오리숲길을 보진 못했습니다.

갑사에는 아직 가을이 푹 익지는 않았더군요.

하지만 어제는 따사로운 아침 햇살이 오리숲길을 어루만지듯 숲 곳곳에 흩어져서

영롱한 오리숲길의 풍경을 만났습니다.

가을빛이 덜했어도 그 아침 햇살만으로도 넉넉한 즐거움이 느껴진 풍경이었습니다.

아마 이번 주말쯤이면 오리숲길도 가을색으로 푹 젖을 듯싶습니다.

주말에 날씨도 괜찮을 듯하니 시간이 되시면 갑사의 오리숲길을 걸어 보시기 바랍니다.

, 아침 일찍 그러니까 9시 이전에 들어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조금만 늦어져도 계룡산 등산객들로 오리숲길은 인산인해를 이루기 십상이니까요.

조금 이른 인사이긴 하지만 주말 즐겁게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