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미식회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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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속밀국낙지탕>


지난 화요일 네 번째 화요미식회로 고창에 다녀왔습니다.

선운사와 도솔천의 가을 풍경을 보고 마실이란 음식점에서 퓨전한정식을 먹고

마지막으로 고창읍성을 돌아보고 올라왔습니다.

 

이 날 점심식사를 한 뒤 뭔가 어긋난 듯한, 묘하게 꺼림칙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냥 단순히 생각하면, 음식점도 크고 깔끔한 편이었고 음식도 그만하면 괜찮지 않았나 싶었지만,

돌아오는 버스에서 계속 도대체 뭐가 잘못된 걸까 하는 생각이 머리 속을 맴돌았습니다.

 

화요미식회는 사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던 여행이었습니다.

여행과 특색 있는 음식의 만남, 뭐 이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 화요미식회를 진행하고 나서 화요미식회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게 되네요.

화요미식회가 좀더 묵직하게 다가오는 느낌입니다. 조금 부담이 느껴지기도 하구요.

이번 여행이 화요미식회의 정체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일단 깔끔하고 맛있는 집을 후보에 올려놓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닌 것 같습니다.

지방의 특징을 살린 음식, 계절적으로 제철인 음식,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음식 등

조금은 음식점이 남루해도 또 조금은 음식 맛이 요즘 선호하는 맛과 차이가 있어도

서울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그리고 작더라도 어떤 의미가 있는 음식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 화요미식회처럼 작은 시행착오를 좀 겪어가며 좀더 야무진 여행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11월에는 화요미식회가 두 번 들어가 있습니다.

나머지 하나는 마늘의 고장인 단양으로 찾아가 마늘정식을 먹습니다.

그리고 12월에는 박속밀국낙지탕을 먹으러 태안으로 갑니다.

마늘정식이나 박속밀국낙지탕 모두 지역색을 살린 음식이니 선정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좀더 철저히 준비를 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