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늦은 김장을 했습니다.

20kg짜리 절임배추 두 박스였으니 김장이기엔 조금 쑥스럽네요.

달랑 네 식구에 또 아이들은 밖에서 밥을 먹는 일이 잦아서 이 정도도 충분하다네요.

일찍 끝내고 오랜만에 저녁 약속을 잡아볼까 싶었는데

절임배추 택배가 늦어져서 저녁 7시가 넘어서야 끝났습니다.

 

제가 한 일이래야 김치 속 버무리는 것과 배추에 속 넣는 일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김치 속 버무리는 일이 은근히 짜증스럽더군요.

일껏 힘들게 버무려 놓으니 아내가 와서 맛을 보고는 액젓을 더 붓고 가더군요.

이쯤이야 뭐.

다시 힘들게 버무려 놓으니 이번에는 고춧가루를 더 붓고 갑니다.

이번에는 살짝 빈정상했지만 그래도 열심히 버무렸습니다.

그러고 나니 이번에는 아내가 맛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하고는 설탕을 붓더군요.

김치에 설탕도 들어가나 싶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말을 먼저 했습니다.

이런 거 한 번에 다 넣으면 안 되남?

그랬더니 아내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습니다.

김장은 원래 이렇게 하는 거야. 빨리 버무려!

30분 넘게 김치 속을 버무리면서,

여행보다는 김치 속 버무리는 기계를 만드는 편이 낫지 않을까 고민했습니다.

 

아무튼 오늘 김장이 끝났습니다.

사실 저는 아무런 감흥도 없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아주 뿌듯한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