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서울 둘레길 6코스를 혼자 걸었습니다.

석수역에서 가양역까지 이어지는 18km의 길로,

안양천변을 따라서 한강까지 간 뒤에 한강 둔치를 걸어 가양역까지 가게 됩니다.

안양천과 한강 둔치를 걷는 긴 길이어서 좀 지루한 길이었지만

오랜만에 혼자 걸어서인지 꽤 상쾌하게 걸었습니다.

 

저는 혼자 걷기를 좋아해서 시간이 나면 혼자 훌쩍 산에 오르곤 합니다.

혼자 걷기란 제게 휴식이고 명상이고 정화의 시간입니다.

그러니 제겐 그 어떤 시간보다 소중한 시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제 안양천과 한강 둔치를 걷는 시간도 그랬습니다.

걷다가 지치면 아무데나 앉아서 쉬고

걷다가 심심하면 커피 한 잔 타서 마시고

걷다가 지루하면 조용한 곳에 누워 하늘을 보며 음악을 듣습니다.

 

그렇게 마음이 흘러가는 대로 걷다 보면 조금씩 마음이 열립니다.

그리고 작은 변화가 일어납니다.

이 변화에 대해서는 정확히 이야기하기 어렵습니다.

전에는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던 것들이 들리고 보이기 시작하고,

전에는 아무리 고민해도 찾지 못하던 답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또 지쳐 가물거리던 마음이 봄의 새싹처럼 쑥쑥 커지기도 하죠.

 

그러고 보면 혼자 걷는다는 것은

일상에 무뎌지고 희미해졌던 자신을 다시 되살리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여행도 아마 그런 힘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