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요즘 읽는 책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저자가 그 유명한 팡세의 한 구절을 인용한 내용입니다.

 

인간의 불행은 누구라도 방에 꼼짝 않고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생겨난다.

그저 방에서 가만히 있으면 좋으련만 당최 그러지를 못한다.

그래서 굳이 스스로 불행을 초래하고 만다.”

 

팡세의 저자인 파스칼은 워낙 냉소적인 사람으로 유명하니

이 글도 아마 무언가를 비꼬는 글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달랑 이 세 문장만 인용되어 있어서 앞뒤 문맥을 알 수도 없습니다.

 

이렇게 짧고 막연하고 무책임한 글은 당연히 여러 해석이 뒤따릅니다.

제가 보기에도 그냥 방 구석에 가만히 처박혀만 있으라는 뜻이 아니라,

어디 가서 함부로 주제넘게 나서지 말라는 뜻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방 구석에 가만히 처박혀 있거나 혹은 어디 가서 함부로 나서지 않는다고

과연 불행이 피해지는 걸까요?

그리고 그렇게 해서 개인의 불행은 피할 수 있다 해도,

사회적인 불행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요?

 

그냥 제 생각을 바로 이야기하겠습니다.

불행은 피하려고 애쓴다고 피해지는 게 아닙니다.

불행은 번개처럼 갑자기 들이닥치기도 하고 또 미세먼지처럼 은밀하게 덮쳐오기도 합니다.

번개나 미세먼지를 막을 수 없듯이 불행도 막을 수 없습니다.

다만 어느 정도 조심할 수는 있겠죠.

 

불행을 피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불행해지지 않을 순 있습니다. 그 방법은 바로

머리 속에서 불행이란 말을 싹 지워버리는 것입니다.

불행이 닥쳐도 그걸 불행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거죠.

불행을, 극복해야 할 고난이나 역경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겁니다.

말처럼 쉽지 않겠지만 이것이 불행을 피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스스로 불행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말로 불행하지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은 아마

불행을 피하겠다고 방 구석에 가만히 처박혀 있는 사람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