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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라간
오늘 맛있게 드셨던 혹은 너무 형편없었던 점심 메뉴
그리고 추억의 간식이나 추천하고 싶은 야식 등 음식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편하고 쉽게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오늘 소개할 성북동의 금왕돈까스는 이미 다들 아시죠? 워낙 유명한 집이니 벌써 다녀오신 분들이 꽤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기사식당으로 시작해 이제는 돈까스 전문점으로 자리잡은 집입니다. 최근에 옛 건물 뒤에 건물을 새로 지어 기사식당이라는 이미지도 찾아보기 힘들어졌습니다. 그러나 이 집이 돈까스를 내는 기사식당의 원조격인 집입니다.
요즘은 돈까스가 참 다양해졌습니다. 두툼하게 고기를 튀겨내는 일본식 돈까스가 인기를 끌고 또 찌개처럼 끓여먹는 돈까스까지 있다고 하더군요. 이 집의 돈까스는 옛날식 돈까스입니다. 남산 돈까스로 대표되는, 옛날 경양식집이나 분식집에서 팔던 그런 돈까스죠. 저처럼 나이가 좀 있는 사람에겐 추억의 돈까스라 할 만한 음식입니다. 예전에 경양식집에서 이 돈까스를 먹으면 스프가 나오고 돈까스를 먹고 후식으로 커피까지 나오곤 했었죠.
옛날 돈까스는 어느 집이나 구성이 비슷합니다. 밍밍한 스프, 소스를 얹은 돈까스와 마카로니, 야채, 단무지 그리고 밥 또는 빵. 이 집도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단무지 대신 깍두기가 나오고 또 한 가지, 생고추 하나와 쌈장이 조금 같이 나옵니다. 고추를 쌈장에 찍어 먹으라는 뜻이죠. 그 고추를 보는 순간 묘하게 마음이 편해지더군요.
옛날식 돈까스라는 음식은 어쩌면 이미 꽤 한국화된 음식이 아닌가 싶습니다. 고기를 튀겨서 칼로 썰어 먹는 건 분명 양식인데, 단무지나 깍두기 그리고 밥과 같이 먹게 되면서 한국화되었다고 봐야죠. 돈까스 먹고 양식 먹었다는 사람은 이제 없지 않나요? 그런데 거기에 고추까지 하나 떡 얹혀 나오니 이건 한국화된 음식이 아니라 마치 예전부터 한국음식이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제가 생고추를 좋아하지 않아서 고추를 먹진 않았지만 그 고추 덕에 마음 편히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jpg)
<사진은 금왕 정식입니다. 돈까스와 함박스테이크 그리고 생선까스가 조금씩 나오는 메뉴입니다.>
옛날 돈까스의 맛은 주로 소스가 좌우하죠. 그런데 그 소스 맛이 거의가 비슷합니다. 그렇다 보니 못하는 집은 있어도 대단한 맛집이 없는 게 옛날 돈까스집입니다. 이 집 역시 멀리서 찾아갈 정도의 맛집은 아닙니다. 그냥 옛날식 돈까스가 먹고 싶을 때 한 번쯤 가볼 만한 집이죠. 아니면 서울성곽길을 걸을 때 들르기에 좋은 집이구요. 감탄할 맛은 아니지만 실망할 맛도 아니니 옛날 돈까스가 생각나시는 분은 한 번쯤 가보시기 바랍니다. 등심돈까스 6,500원, 안심돈까스 7,500원, 금왕 정식 7,500원, 생선까스 6,000원, 함박스테이크 8,000원.
금왕돈까스 : (02)764-2691, 서울 성북구 성북동 256-1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로 나가 곧장 걸어 올라가면 됩니다. 지도를 찾아보니 약 1.3km 정도 되네요. 걷기 싫으신 분들은 실상사로 가는 마을버스를 타시고 쌍다리굴 정거장에서 내리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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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의 건물이 옛 금왕돈까스입니다. 사진 왼쪽에 나무 옆으로 들어가면 깔끔한 새 건물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