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 서민들과 함께 했던 고마운 작물, 메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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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밀꽃>


메밀은 최근 건강식품으로 관심을 받는 식물입니다. 메밀이 당뇨, 심근경색, 고혈압 등 성인병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요즘에는 메밀을 재료로 쓰는 음식점들이 꽤 문을 열었습니다. 메밀은 성질이 찬 음식이라고 합니다. 이런 음식은 몸의 열을 내려주고 염증을 가라앉히고 배변을 쉽게 해준다고 합니다. 여름에 메밀을 먹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메밀은 생육기간이 2~3개월로 비교적 짧고 또 건조하고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기 때문에 어디에서나 재배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특성으로 벼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해에 얼른 메밀을 심어서 쌀을 대체하는 구황작물로도 많이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메밀의 역사를 보면 메밀이 상류층보다는 서민들의 음식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메밀은 옛 전래동화에도 등장합니다.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로 유명한 전래동화 해님 달님에 메밀밭이 등장합니다. 옛날에 장에 갔다 돌아오는 어머니가 산을 넘는데 호랑이를 만났습니다. 호랑이가 떡을 하나 주면 안 잡아먹겠다고 하자 어머니는 떡을 하나씩 주기 시작했는데, 결국 떡이 떨어져서 호랑이에게 잡아 먹히고 말았습니다. 이 호랑이는 어머니 옷을 입고 아이들이 있는 집으로 찾아와 어머니 흉내를 내며 아이들을 방에서 나오게 했는데, 아이들이 호랑이를 피해 도망쳐서 뒷마당의 버드나무 위로 올라갔습니다. 호랑이는 나무에 오르지를 못하자 아이들에게 어떻게 나무에 올라갔냐고 물었습니다. 그러나 누이가 꾀를 내서 참기름을 바르고 올라왔다고 거짓말을 했고, 이 말을 믿은 호랑이는 참기름을 바르고 나무에 오르려 했지만 허사였습니다. 그때 남동생이 그만 도끼로 찍으며 올라오면 되지라고 말을 하는 바람에, 호랑이가 도끼로 나무를 찍으며 올라왔다고 합니다. 호랑이에게 죽을 위기에 놓인 오누이가 하느님께 빌었더니 하늘에서 동아줄이 내려와서, 아이들은 이 동아줄을 잡고 하늘로 올라갔다고 합니다. 이를 본 호랑이가 자신에게도 동아줄을 내려달라고 빌자 하늘에서 또 동아줄이 내려왔습니다. 하지만 이 동아줄은 썩은 동아줄이어서 이 줄을 잡고 올라가던 호랑이는 그만 줄이 끊어져 메밀밭에 떨어져 죽었다고 합니다. 이때 하늘로 올라간 오누이가 해와 달이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동화에서 호랑이가 메밀밭으로 떨어져 피를 흘리며 죽었기 때문에 메밀 줄기가 붉은색을 띠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그러나 실제로 메밀 줄기는 초록색입니다. 그리고 이 호랑이가 수수밭에 떨어졌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수수가 붉은색인 걸 보면 수수밭에 떨어졌다는 이야기가 더 그럴듯해 보입니다. 아무튼 이 동화를 보아도 메밀은 옛날부터 서민들과 가까웠던 음식재료인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에 서민들의 음식이었던 메밀이 이제 건강식품으로 각광받는 사실이 좀 아이러니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메밀의 열매는 단백질과 비타민, 니코틴산 등이 많아서 영양소도 높고 맛도 좋다고 합니다. 이 메밀 열매를 갈아서 만든 메밀가루로 보통 메밀묵이나 막국수를 해먹습니다. 메밀가루는 찰기가 적어서 보통 전분을 섞는데, 최근에는 100% 메밀가루로만 음식을 만드는 집도 속속 문을 열고 있습니다.

 

메밀은 보통 9월에 작고 예쁜 꽃을 피웁니다. 흰 메밀꽃이 넓은 들판을 가득 메우고 있는 풍경은 가을의 문턱인 9월을 대표하는 장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꽃이 작고 흰색이어서 화사한 느낌은 없고 소박한 분위기라 할 수 있습니다. 메밀은 꽃도 메밀음식처럼 서민적인 느낌이라 할 수 있습니다. 메밀꽃으로 유명한 곳은 평창의 효석문화마을과 고창의 학원농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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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창 학원농장 메밀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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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창 효석문화마을 메밀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