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입로가 아름다운 사찰 10

 

 

고즈넉한 사찰을 찾을 때면 마음이 편안해지곤 합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사찰로 들어가는 아늑한 숲길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역사가 천 년이 넘는 고찰들이 많습니다. 전쟁과 화재로 천 년이 된 사찰 건물은 없지만, 사찰로 들어가는 진입로는 사찰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아름다운 길들이 많습니다. 진입로가 아름다운 사찰 열 곳을 골라 보았습니다. 물론 이 열 곳의 사찰 말고도 멋진 진입로의 사찰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이 열 곳의 사찰은 다분히 개인적인 취향으로 골랐음을 미리 밝혀 둡니다.

 

 

평창 월정사

 

46월정사 전나무길(여행편지).jpg

    <월정사 전나무숲길>


평창의 월정사는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유명한 전나무 숲길을 품고 있는 사찰입니다. 월정사 일주문부터 금강문까지 이어지는 약 1km 거리의 전나무 숲길은 가히 우리나라 최고의 전나무 숲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중간중간 수백 년은 됐을 법한 거대한 전나무들이 있고, 수명을 다하거나 또 벼락을 맞아 쓰러진 아름드리 전나무들도 있습니다. 워낙 나무들이 크고 울창해 한여름에도 시원한 느낌이 드는 명품 숲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경내로 들어서면 적광전 앞에 국보와 보물이 있습니다. 적광전 앞을 지키고 있는 월정사 팔각구층석탑이 국보 제48호이고, 그 앞에 앉아 있는 월정사 석조보살좌상이 보물 제139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평창 월정사] 전나무 숲길이 아름다운 천년고찰 

 


공주 갑사

 

36갑사 가는 길(여행편지).jpg

    <갑사 오리장숲길>


공주의 갑사(甲寺)는 계룡산 서쪽의 사찰로 계룡산을 대표하는 사찰 중 하나입니다. 이 갑사의 진입로도 아름답기로 유명합니다. 오래 전부터 갑사 진입로를 오리장숲이라 해서 5리에 걸친 긴 숲길이 아름답다고 널리 알려졌습니다. 갑사의 오리장숲은 오래된 활엽수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는 것이 특징입니다. 예로부터 ‘춘마곡 추갑사(春麻谷 秋甲寺)’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갑사의 가을 풍경을 손에 꼽는데, 갑사 오리장숲의 가을은 크고 오래된 활엽수들이 누렇게 물들어 황색 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깁니다. 붉고 화사한 단풍숲에 절대 뒤지지 않는 운치가 있는 멋진 길입니다. 갑사는 문화유적이 많기로도 유명합니다. 국보급 문화재만도 보물 제256호인 갑사 철당간 및 지주, 보물 제257호인 갑사 부도, 보물 제478호인 갑사 동종, 보물 제582호인 월인석보판목, 국보 제298호인 갑사 괘불이 있고, 그밖에 지방 유형문화재도 많습니다.

 

[공주 갑사] 만추의 가을숲이 아름다운 사찰

 


고창 선운사

 

08도솔천(여행편지).jpg

    <선운사 도솔천>


고창의 선운사는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 한두 번쯤은 가보았을 사찰입니다. 다양한 여행 소재와 아늑한 주변 분위기를 지닌 사찰이어서 계절이 바뀔 때마다 찾아가도 새롭게 느껴지는 사찰이 선운사입니다. 이 선운사의 진입로도 아름답기로는 어디에도 뒤지지 않습니다. 선운사의 진입로는 선운산에서 흘러내리는 도솔천과 어우러진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부도밭 앞에서 선운사까지의 구간이 특히 아름다운데, 도솔천과 어우러진 고목들의 풍경이 깊고 그윽합니다. 울긋불긋한 가을 단풍이 들었을 때 가장 아름답고 9월 붉은 꽃무릇이 피었을 때도 아름답습니다. 시간이 나면 선운사를 본 뒤 산길을 따라 도솔암까지 올라보는 것도 좋습니다. 도솔암과 진흥굴 그리고 유명한 선운산 마애불까지 볼 수 있습니다.


[고창 선운사] 계절마다 다채로운 풍경을 빚어내는 사찰

 

 

아산 봉곡사

 

057봉곡사(여행편지).jpg

    <봉곡사 소나무숲길>


아산의 봉곡사는 신라 진성여왕 원년(887)에 도선국사가 세운 사찰이라 하는데 사찰 자체는 그리 크지 않고 볼거리도 없는 편입니다. 그러나 봉곡사로 들어가는 숲길은 아주 빼어난 소나무 숲길로,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냅니다. 이 소나무 숲길은 약 약 1km 정도의 길로 수령이 족히 수백 년씩은 됨직한 오래된 소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어, 소나무숲으로는 우리나라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멋진 소나무길입니다. 청도 운문사와 밀양 표충사 진입로의 송림도 유명하지만 이 봉곡사의 송림이 더 자연스럽고 깊은 느낌을 줍니다.


[아산 봉곡사] 소나무숲길이 일품인 호젓한 사찰

 

 

고창 문수사

 

문수사 진입로01(여행편지).jpg

    <문수사 단풍나무숲길>


전북 고창의 문수사는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사찰도 아니고, 딱히 볼거리도 없는 절입니다. 그러나 문수사의 진입로만큼은 여느 유명한 절에 비해 절대 뒤지지 않습니다. 문수사의 진입로에는 단풍나무가 많기로 유명합니다. 가을이면 일주문에서 사찰에 이르는 약 1km 정도의 길이 붉은 단풍과 황갈색의 단풍으로 짙게 물들어 가을의 절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길의 단풍나무는 수령이 약 100~400년 정도로 추정되며, 이 단풍나무숲이 천연기념물 제463호로 지정되기까지 했습니다. 단풍이 곱게 물든 가을날 한 번쯤 걸어볼 만한 길입니다. 문수사는 신라 때 자장율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집니다. 자장율사가 이곳에서 기도할 때, ‘어디로 가서 땅을 파 보라’는 계시를 듣고 그곳의 땅을 파자 문수보살의 석상이 나왔다고 합니다. 자장율사는 이 석상을 모시기 위해 문수사를 세웠다고 합니다. 그 문수보살의 석상은 현재도 문수전에 모셔져 있습니다.

 

[고창 문수사] 가을 단풍이 아름다운 소담한 사찰

 


부안 내소사

 

전나무길6-1(여행편지).jpg

    <내소사 전나무숲길>


부안의 내소사는 변산반도의 남쪽에 자리한 사찰로 삼면이 산으로 포근하게 둘러싸인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 내소사의 진입로는 전나무숲으로 유명합니다. 월정사 전나무 숲길과 쌍벽을 이룰 정도로 울창한 전나무 숲길을 걸어 내소사로 들어가게 됩니다. 내소사의 전나무는 월정사의 전나무에 비해 줄기가 가는 편이어서, 고목에서 느껴지는 신비감은 덜하지만 숲이 빽빽하고 나무가 곧게 뻗어 올라 키가 큽니다. 언제 걸어도 기분이 상쾌해지는 아름다운 숲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비록 짧긴 하지만 천왕문 앞의 벚나무와 단풍나무길도 아주 정갈한 길입니다. 내소사는 대웅보전이 유명한데, 대웅보전 자체가 보물 제291호로 지정되어 있을 뿐 아니라 대웅보전의 꽃문살 역시 아름답기로 유명합니다.


[부안 내소사] 시원한 전나무숲길이 인상적인 단아한 사찰

 

 

정읍 내장사

 

내장사11(여행편지).jpg

    <내장사 단풍나무길>


정읍의 내장사는 워낙 유명한 단풍 명소여서, 가을 주말이면 엄청나게 밀려드는 인파로 몸살을 앓는 곳입니다. 이 내장사 진입로가 바로 유명한 단풍길인데, 이곳의 단풍은 유난히 붉으면서도 색이 곱습니다. 단풍나무가 그리 수령이 오래 되진 않았는데, 단풍이 워낙 고와서 우리나라 최고의 단풍 명소라 할 수 있습니다. 매표소를 지나 일주문까지의 화사한 단풍길도 아름답고, 이 길에서 이어지는 일주문에서 부도밭까지의 붉은 단풍 터널도 인상적입니다. 길 양쪽으로 도열한 단풍나무들이 터널을 이뤄 화사한 가을 단풍의 절정을 즐길 수 있는 길로, 가을 단풍길의 백미라 할 수 있습니다.

 

[정읍 내장사] 화사한 가을 단풍으로 유명한 사찰


 

해남 대흥사

 

74대흥사(여행편지).jpg

    <대흥사 진입로>


해남의 대흥사는 해남의 진산이라 할 수 있는 두륜산 자락에 자리한 차분한 사찰입니다. 대흥사 역시 사찰로 들어가는 진입로가 아름답기로 유명합니다. 매표소에서 경내까지는 약 40분 정도를 걸어야 하는데, 이 길이 울창하면서도 아늑한 숲길입니다. 나무는 여러 종이 섞여 있지만 길 옆의 계곡과 어우러진 풍경이 따듯하면서도 아늑합니다. 이 길을 따라 걸으면 울창한 나무숲 터널을 걷기도 하고, 또 시원하게 뻗은 전나무숲을 만나기도 하고 아름다운 계곡을 건너기도 합니다. 또 오래된 여관인 유선관을 만날 수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이 길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은 단연 부도밭 앞입니다. 부도밭 앞에도 전나무가 쭉쭉 뻗어 있는데, 부도밭을 끼고 자연스럽게 곡선을 이룬 길이 아주 편안한 아름다움을 품고 있습니다. 경내에는 서산대사의 동상과 서산대사 유물관이 있어 눈길을 끕니다.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킨 것으로 유명한 서산대사는 입적하기 전에 자신의 가사와 발우를 이곳 대흥사에 보관하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합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대흥사는 서산대사를 기리는 사찰이 되었습니다.

 

[해남 대흥사] 다양한 볼거리를 품고 있는 남도의 사찰


 

양산 통도사

 

진입로10(여행편지).jpg

    <통도사 소나무길>


양산의 통도사(通道寺)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사찰 중의 하나로 삼보사찰 중 불보사찰에 해당되는 큰 절입니다. 이렇게 큰 절들이 의외로 진입로가 밋밋한 경우가 많은데, 통도사의 진입로는 아주 아늑한 소나무 숲길입니다. 2km 가량 되는 것 같은데, 숲 자체가 그리 울창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전체적인 분위기가 포근해서 마음 편히 걷기에 좋은 길입니다. 특히 햇살이 빗금처럼 떨어지는 아침에는 소나무숲길이 더욱 상쾌한 분위기를 빚어냅니다. 통도사가 부처를 의미하는 불보사찰이 된 것은 이 사찰에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금강계단이 있기 때문입니다. 통도사는 신라시대인 646년 당나라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자장율사가 창건했는데,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돌아올 때 가지고 온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이곳 통도사의 금강계단에 모셨습니다.


[양산 통도사] 부처님의 가사와 진신사리를 모신 불보사찰

 

 

산청 대원사

 

대원사 진입로2(여행편지).jpg

    <대원사 진입로>


산청의 대원사(大源寺)는 지리산의 동쪽 자락을 대표하는 사찰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비구니 사찰로 비구니 사찰답게 단정하고 깔끔하게 잘 꾸며져 있습니다. 대원사는 절 자체보다는 흔히 대원사계곡으로 알려진 계곡이 더 유명합니다. 지리산에서 발원하여 덕천강으로 흘러드는 이 계곡은, 골이 깊고 경치가 수려해 여름이면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대원사로 들어가는 진입로는 이 대원사계곡과 나란히 가는 길입니다. 골 깊은 지리산의 대원사계곡을 끼고 걷는 길이니, 장쾌한 계곡미를 느낄 수 있고 또 울창한 숲의 정취를 느낄 수도 있는 멋진 길입니다. 대원사는 신라 진흥왕 9(548)에 처음 창건되어 부침을 거듭하다가 한국전쟁이 끝나고부터 다시 중창이 시작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절에는 봉상루와 대웅전, 원통보전 등의 건물이 있고, 보물 제1112호로 지정된 대원사 다층석탑이 있습니다.


[산청 대원사] 시원한 지리산 계곡을 품은 비구니 사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