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고 싶으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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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가 제일 좋아요?

사람들이 제게 가장 많이 던지는 질문입니다.

이런 질문은, 묻는 사람도 답을 크게 기대하지 않는 것 같고 저도 답하기 애매해서

대개 어물쩍 넘겨 버리곤 합니다.

하지만 저는 저 질문에 대한 확실한 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답은 바로 '사람이 없고 수수하고 편안한 풍경이 있는 곳'입니다.

 

여행의 본질은 몸이나 감각보다는 마음을 움직이는 데 있습니다.

마음을 잘 다스려야 삶이 순조로워지는 법이니,

사람의 삶을 결정짓는 것은 마음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니겠지요.

여행도 크게 다르지 않아서, 여행의 만족도를 결정짓는 것도 결국 마음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분류한다면 여행을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마음을 어지럽히는 여행,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여행 그리고 마음을 편히 쉬게 해주는 여행.

마음을 어지럽히는 여행은 요즘도 흔히 볼 수 있죠.

왁자지껄 먹고 마시고 웃고 떠들고, 이게 전부인 여행입니다.

당사자는 그런 여행을 즐겁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은 마음을 피폐하게 만드는 여행입니다.

두 번재인 마음을 즐겁게 하는 여행은 감각이나 기분을 만족시키는 여행입니다.

예쁜 풍경을 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오랜만에 실컷 이야기도 나누고, 이런 여행이죠.

기분전환을 할 수 있는 비교적 좋은 여행이지만

그렇다고 최고의 여행이라 할 순 없습니다.

제 생각에 최고의 여행은 세 번째인, 마음을 편히 쉬게 해주는 여행입니다.

자신의 마음을 내려놓고 그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볼 수 있는 여행입니다.

어쩌면 자신의 마음과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겠죠.

그동안 수고 많았어. 오늘은 푹 쉬고 내일부터 또 수고해주렴.

진정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라면 무슨 의미인지 짐작하시겠죠.

이런 여행을 가능하게 해주는 여행지가 바로 '사람이 없고 수수하고 편안한 풍경이 있는 곳'입니다.

 

예전에 금강의 가을 갈대길 여행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답사 때 아주 마음 편히 금강 갈대길을 걷고 내심 기대를 했었죠.

회원분들이 이 길을 걷고 얼마나 좋아하실까.

하지만 그 기대는 무참히 깨지고 말았습니다.

3주 가량 신청을 받았는데 신청하신 분이 네 분뿐이어서 결국 취소되고 말았죠.

대단한 풍경은 없었지만 마음을 편히 쉬게 해주는 길이었습니다.

어찌나 낙심이 컸던지 아직도 금강 갈대길을 생각하면 마음이 허전해집니다.

 

4 1일에 충주의 비내섬길을 걸으러 갑니다.

비내섬길 역시 마음을 편히 쉬게 해주는 길입니다.

그런데 이번 비내섬길 여행 신청이 부진해서, 다시 금강 갈대길의 실패가 자꾸 떠올랐습니다.

다행히 출발이 확정되었는데, 신청이 적어도 큰 비 예보만 없으면 꼭 진행하려 했었습니다.

마음을 편히 쉬게 해줄 수 있는 여행이야말로

여행편지가 세상에 전해줄 수 있는 작은 행복이란 걸 이제는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명 관광지보다 덜 알려졌어도 수수한 풍경 속을 한적하게 거니는 여행.

그래서 풍경보다는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여행.

그런 여행에서는

자신을 되돌아보고 자신을 어루만져 주고 또 자신을 지탱할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4 1, 시간이 있으신 분들은 비내섬길을 걸으며, 마음과 이야기를 나눠 보시기 바랍니다.

혹시 나 몰래 힘들진 않았는지, 어디가 아프진 않은지.

마음도 쉬어야 하고 또 사랑을 받아야 건강해질 테니까요.

그리고 사람의 행복은 틀림없이 건강한 마음 속에 있겠죠.

여행을 통해 조금이라도 행복해지고 싶으시다면

마음을 편히 쉬게 해주는 여행에 자연스럽게 몸과 마음을 맡겨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