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고단(老姑壇)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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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리산 노고단에서 내려다본 풍경입니다.

사진 속의 평지가 구례이고 사진 왼쪽의 강이 섬진강입니다.

이 날은 멀리 주름처럼 겹쳐있는 산세가 마치 컴퓨터 그래픽처럼 푸른빛으로 보이더군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신비로운 풍경이었습니다.

노고단의 가장 큰 매력은 발 아래 펼쳐지는 운해라는 말이 있던데

저는 몇 번 노고단에 올랐지만 한 번도 운해를 내려다본 적은 없습니다.

아마 보기 쉽지 않은 풍경이겠죠.

쉽게 볼 수 있는 노고단의 매력은 역시 멋진 조망과 봄의 야생화입니다.

 

노고단(老姑壇)은 이름 그대로 노고(老姑)’에게 제사를 올리는 제단입니다.

노고(老姑)’란 우리나라의 전설에 등장하는 거인 할미입니다.

보통 노고할미라 부르는데, 이 노고할미는 지리산의 산신령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부분 산의 산신령이 남자인데 비해 지리산은 특이하게 할미가 산신령입니다.

노고할미에 대해서는 딱히 알려진 내용은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거인 할미에 대한 전설이 꽤 있습니다.

많이 알려진 마고할미가 있고 또 제주도에는 설문대할망이 있습니다.

모두 거인 할미이고 산과 강을 만들었다는 전설이 전해오고 있죠.

이런 거인 할미들은 바다를 걸어다닐 정도로 키가 컸고

또 앞치마로 흙을 나르다가 터진 치마 틈으로 흙이 흘러 산이 되었다고 하고

또 거인 할미가 오줌을 누어서 강이 되었다는 등의 전설이 있습니다.

 

산과 강을 만들었으니 이 할미들은 세상을 만든 여신인 셈입니다.

서양의 여신들은 빼어난 미모를 갖춘 완벽한 존재이지만

우리 여신들은 할머니라는 것이 색다른 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 전설을 보면 마고할미나 설문대할망은 어리숙한 면도 있어서

완벽하다기보다는 친숙한 존재라 할 수 있습니다.

시골에 사시는 옛날의 우리 할머니들과 비슷한 캐릭터이죠.

이런 거인 할미의 전설은 전국 곳곳에서 전해온다고 합니다.

그러나 조선시대에 남성 중심의 문화가 굳건해지면서

이런 할미 신화는 점점 퇴색되었다고 하네요.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래도 아직 노고할미가 지리산을 지키고 있으니 다행이라 할 수 있습니다.

 

5월 중순이면 노고단에 연분홍빛 진달래가 듬성듬성 피어납니다.

멀리 중첩되는 능선을 배경으로 소담하게 진달래가 핀 풍경도 노고단의 매력 중 하나입니다.

5월 중순쯤 노고단의 진달래를 보러 노고단을 찾아갈까 생각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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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달래 핀 노고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