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새김길의 홍도화

 

 

안섬마을 홍도화(사진관).jpg


사진은 무주 맘새김길의 출발지인 안섬마을에 핀 홍도화입니다.

시골마을을 지나는 도로에 저렇게 화사한 홍도화가 핀 것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시간이 멈춰져 있을 것만 같은, 그래서 내일도 오늘 같고 내년도 올해 같을 작은 시골마을에

어쩌자고 저리도 유난히 붉고 화사한 꽃이 피었는지요.

세상 물정 모르고 바닷가 비탈밭만 일구던 섬처녀가 불현듯 진한 화장을 한 것 같아서

오히려 마음이 안쓰럽기만 합니다.

 

걷기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모든 길은 다 제 나름대로 개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운 길, 순한 길, 험한 길, 외로운 길, 씩씩한 길, 슬픈 길

저는 그 길의 이미지가 다름아닌 그 길의 얼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길에는 표정도 있죠.

계절에 따라 또 날씨에 따라 길의 표정이 바뀝니다.

걷기 여행은 그런 길의 얼굴과 표정을 느끼는 여행입니다.

 

그런데 간혹 얼굴과 표정을 종잡을 수 없는 길이 있습니다.

슬픈 얼굴이었다가 활기찬 얼굴로 바뀌고 또 다감한 표정이었다가 갑자기 무심한 표정으로 바뀌는,

가끔 그런 길을 만나기도 합니다.

변덕스러운 길이지만 단조롭지 않아서 걷기에는 아주 좋은 길이죠.

걷는 내내 여행자도 길의 표정에 따라 마음이 바뀌니 지루할 새 없이 걷게 됩니다.

그리고 아주 길고 먼 길을 걸은 것 같은 뿌듯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 길이 몇 곳 있는데 무주의 맘새김길도 딱 그런 길입니다.

초입의 홍도화와 복사꽃이 여행자의 서정적인 감성을 자극하고

금강에 바싹 붙은 강변길은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할 것만 같은 길입니다.

그리고 향로봉 능선길은 씩씩하고 시원해서 마음을 단단하게 해줄 것 같은 길입니다.

마지막으로 지나게 되는 무주읍내길은 아기자기한 시골 소읍의 소박한 길이죠.

답사 때 이 코스를 다 걷고 아주 기분이 상쾌해지더군요.

이렇게 걷기에 맞춤일 정도로 좋은 길이 있었나, 싶었습니다.

무언가 작고 소박한 그러나 기분 좋은 사치를 누린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4 22()에 여행편지에서 무주 맘새김길을 걷습니다.

걷기 좋은 코스여서 걷고 난 뒤 후회할 일은 절대 없는 길이니

이 날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맘새김길을 걸어 보시기 바랍니다.

아마 사람도 많지 않아서 여행편지만의 호젓한 걷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4/22() 복사꽃과 다양한 풍경을 즐기며 걷는 길, 무주 맘새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