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 있는 울창한 숲, 인제 새이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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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새이령길을 답사하고 왔습니다.

새이령은 인제군 용대리에서 고성군 흘리로 넘어가는 고갯길입니다.

백두대간을 넘는 길이지만 출발지인 용대리가 이미 높은 지대에 있고

백두대간에 이렇게 낮은 골짜기가 있나 싶을 정도로 새이령이 높지 않은 고개여서

별로 힘들지 않게 걸었습니다.

새이령을 걸으며 느꼈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다녔던 숲이 크든 작든, 사람의 손길이 닿은 숲들이었구나.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숲은 이런 모습이구나.

 

새이령 숲은 예쁘다고는 할 수 없는 숲입니다.

제멋대로 자란 나무들과 여기저기 쓰러진 나무들 그리고 어지럽게 널려 있는 덩굴식물들.

그 나무 사이를 통과해 간신히 숲에 내려 앉은 햇살.

숲에서는 호기심 넘치는 다람쥐들이 낯선 이방인을 관찰하고

겁 많은 꿩은 새끼들을 데리고 황급히 몸을 피하더군요.

새이령은 그런 숨 막힐 듯한 원시의 밀림 같은 곳이지만

낙엽송 군락으로 들어서면 마치 인공림처럼 반듯한 숲이 열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옛날 사람들이 봇짐을 지고 새이령을 넘어 다니던 시절의 흔적인 마장터가 있어서

원시림에서의 긴장을 잠시 풀기도 했습니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마장터에는 아직도 집이 세 채 있는데

그 중 한 집에는 아직도 노인 한 분이 사신다고 합니다.

 

새이령은 작은 계곡을 따라가는 사람 하나 지날 정도의 좁은 오솔길입니다.

그나마 그 오솔길조차 완전치 않아서 징검다리를 건너고 또 그냥 계곡을 걷기도 합니다.

게다가 어제는 날씨도 심하게 변덕을 부려서

햇살이 쨍하다가 짙은 구름이 하늘을 가리기도 하고

또 비가 흩뿌리다가 다시 햇살이 반짝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숲 사이로 햇살이 부서져 내리며 비가 오기도 하더군요

하늘이 표정을 바꿀 때마다 새이령 숲도 얼굴을 계속 바꾸어서

환하고 뽀얀 새이령 숲도, 어둡고 음산한 새이령 숲도 모두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모든 풍경이 사람의 땅에서는 볼 수 없는 신비롭고 경이로운 풍경이었습니다.

 

어제 새이령을 걷고 집에 돌아와 사진을 정리하며,

앞으로 새이령도 저의 좋은 친구가 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울적하거나 답답할 때면 훌쩍 찾아갈 수 있는 친구, 언제 가도 무심한 듯 반갑게 맞아주는 친구.

저는 어제 새이령이라는 또 하나의 친구를 얻은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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