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여행을 만드는 여행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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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회원분들과 제주 올레 걷기를 마치고 올라왔습니다.

8일간의 걸친 긴 여행으로, 올레길 여섯 코스와 사려니숲길을 걷고

마지막날은 새별오름과 한담해안산책로 등을 돌아보았습니다.

제주는 언제 가도 좋은 곳이죠.

이번 여행 기간에는 대부분 날이 흐렸지만 흐린 날씨가 제주의 아름다움을 깎아내리진 못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숙소로 킴스캐빈이란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했습니다.

저는 게스트하우스가 처음이었는데 불편함 없이 잘 지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주인 내외분이 너무 따듯하게 대해 주셔서 고마운 마음을 담뿍 안고 올라왔네요.

다만 무슨 까닭인지 계속 잠을 설쳐서 고생을 했습니다.

쉬는 날이 하루도 없는 빠듯한 일정의 여행에서 잠까지 설치는 통에 마지막에는 꽤 피곤했지만

그래도 이번 올레 걷기는 오랫동안 소중하게 기억될 여행이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함께 여행한 회원분들이었습니다.

길고 고단할 수도 있는 여행이었는데

한 분도 힘든 내색을 하지 않고 따듯하게 서로를 챙기며 즐겁게 여행을 하시더군요.

그렇다 보니 일정 내내 한 분도 빠지지 않고, 늘 웃는 얼굴로 여행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여행 전에는 중간에 빠지는 분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고

또 회원분들 간에 사소한 신경전쯤은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제 예상이 완전히 빗나가서 제가 신경 쓸 일이 전혀 없었습니다.

마지막 날에는 제가 피곤해 보였는지 오히려 저를 챙겨주셨습니다.

 

사실 여행편지를 운영하며 가장 힘든 일은 사람의 일입니다.

여행을 진행하는 저희를 무시하는 사람들이 있죠.

저희가 하는 말을 그대로 흘려버리거나, 여행 시작과 끝에 인사를 해도 못 본 체 무시하고

저희에게 말을 짧게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심지어는 자신들의 잘못조차 저희 책임으로 몰아붙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조차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죠.

아마 스스로를 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겠죠. 

다른 회원들에게 피해를 끼치지만 않으면 저희 입장에서는 눈 감고 넘어가지만

아무래도 마음은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런 일이 끊임없이 반복되다 보니 사람에 대한 경계심은 점점 더 커지게 되죠.

 

하지만 이번 올레 걷기에서는 회원분들과 훈훈한 정을 나누고 온 느낌입니다.

단체여행이 세세한 부분까지 모두를 다 만족시킬 수는 없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도 식사 메뉴부터 여행지 선택 등 마음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겠지만

한 분도 그런 내색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모두의 그런 고마운 배려가 있었기에 이번 여행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여행이 될 수 있었습니다.

아주 오랫동안 함께 여행을 다녔던 사람들처럼, 함께 여행의 즐거움을 나눈 여행이었습니다.

이번 여행을 하며 저는 새삼스럽게 한 가지 사실을 다시 느꼈습니다.

여행을 기획과 진행하는 일은 그저 집의 골조를 세우는 일일 뿐이고

그 집을 멋지게 완성하는 것은 바로 여행자들의 몫이라는 사실입니다.

아름다운 여행은 여행자들의 배려와 인내 그리고 열린 마음이 빚어내는 하나의 작품입니다.

이번 제주 올레길 걷기가 바로 그런 여행이었습니다.

비록 잠을 설쳐서 몸은 피곤했지만 마음은 아주 흐뭇하고 풍요로왔던 여행이었습니다.

아마 모두에게 소중한 추억이 될 여행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제주 올레길을 함께 여행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