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풍경 속을 거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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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저는 가을 여행으로 정신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매주 두세 번 가을 풍경을 찾아 떠나고 있죠.

여행을 진행하는 입장이니 마음 편히 가을을 즐길 순 없지만

그래도 잠깐씩 가을 풍경에 젖어들곤 합니다.

가을은 곳곳에 소박하거나 또는 화려한 풍경을 빚어 놓습니다.

그런 예쁜 가을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슬며시 마음 속의 매듭이 풀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산다는 것이 뭐 그리 거친 일이라고 자꾸 마음 속에 매듭이 꼬이는지 모르겠지만

제 손으로 풀지 못하는 매듭을 요즘 가을이 하나씩 풀어주고 있습니다.

 

사진은 어제 다녀왔던 수옥폭포 입구의 풍경입니다.

소박한 가을 풍경 속으로 한 사람이 걸어 들어가고 있습니다.

저 분이 없었다면 저 사진은 밋밋한 사진이 되고 말았겠죠.

반듯하게 가을 풍경 속을 걷는 저 분이 사진의 마지막 방점이 되어 주셨습니다.

저 사진을 찍고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저 풍경 속에 들어 있었다면 사진이 저렇게 괜찮았을까?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답은 아니다였습니다.

 

사람은 모두 제 나름의 분위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가을 풍경과 어울리는 사람은, 아무래도 곱고 차분한 분위기를 지닌 사람이겠죠.

저는 거칠고 예민한 사람이니 가을과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굳이 어울리는 계절을 찾으면 아마 겨울쯤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얗게 눈 덮인 산등성이의 풍경이 그나마 저와 어울릴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요즘은 부쩍 가을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단 생각을 합니다.

모든 것을 다 털어낼 준비를 마치고 홀가분하고 단아하게 삶을 영위하는 사람.

아마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 모양인데

제겐 너무 먼 사람이니 이런 생각도 부질없는 욕심일 겁니다.

 

여러분은 어느 계절에 어울리는 사람인지요.

아니면 어느 계절을 닮은 사람이 되고 싶으신지요.

이제 가을도 깊어가고 있으니

한 번쯤 가을 풍경 속을 거닐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자신이 어느 계절을 닮은 사람인지 알게 될지도 모릅니다.

아마 그런 걸 알려주는 계절은 가을뿐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