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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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늘 봄바람이 유난히 기승을 부립니다.

원래 봄바람은 봄꽃을 재촉하는 훈훈한 바람이어야 하는데

어제 오늘 바람은 봄꽃을 바싹 움츠러들게 만드는 매운 바람이네요.

그래도 벌써 섬진강에서는 봄꽃 소식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구례군 산동에는 산수유꽃이 피기 시작했고

내일 여행편지에서 찾아가는 하동군 악양에도 매화가 피었습니다.

 

이제 매화며 산수유며 벚꽃이며 배꽃이며 복숭아꽃, 사과꽃까지

연이어 꽃을 피워서 세상을 환하게 만들겠죠.

그 작은 꽃들이 세상의 분위기를 바꿔놓는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 작은 꽃들이 무슨 힘이 있어서 세상을 환하게 바꾸겠습니까.

바뀌는 것은 세상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겠죠.

봄꽃 흐드러지게 핀 풍경을 보면 사람의 마음이 맑아지니

세상이 바뀌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겠죠.

 

그리고 사람의 마음이 환해지는 것도 비단 봄꽃 때문만은 아닐 겁니다.

꽃이야 때가 되면 무심하게 피었다 지고 말 뿐, 사람들에게 전혀 관심이 없겠죠.

사실 봄꽃을 보고 마음이 환해지는 것은 봄이 왔음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겨울이 끝나고 봄이 왔다는 것에 그리고 그 왕성한 봄의 생명력에 마음이 환해지는 것일 텐데

그 사실을 시각적으로 또렷하게 알려주는 상징이 바로 봄꽃입니다.

 

하지만 봄의 상징이 꼭 봄꽃만은 아닙니다.

봄의 생명력은 어디에서나 느낄 수 있습니다.

강가나 숲으로 나가 보면 온 세상이 봄의 생명력으로 아우성입니다.

바닥에는 연둣빛 새싹이 움트고 나뭇가지마다 윤기가 다시 흐르고

강물도 유난히 햇살에 반짝이고 바람은 부드럽게 몸을 감싸고 새 소리도 한결 가벼워집니다.

이 모든 것들이 봄의 상징이니, 도시의 건물 숲만 벗어나면 봄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니 봄꽃을 찾아 떠나는 봄 여행은 사실 봄꽃을 보러 가는 여행이 아니라

봄의 기운을 느끼기 위해 떠나는 여행입니다.

그리고 그 봄의 기운을 온전히 가슴에 담아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활짝 열어젖히는 것이 봄 여행의 의미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야 봄의 활력이 내 안으로 스며들 수 있겠죠.

 

이제 곧 완연한 봄입니다.

시간을 내서 봄 기운을 찾아 여행을 떠나 보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왕성한 봄의 생명력을 몸과 마음에 담아 오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