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적벽 실망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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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요일에 화순적벽에 다녀왔습니다.

동북호라는 큰 호수에 우뚝 솟아 있는 바위벽들을 화순적벽이라고 하죠.

화순에는 노루목적벽, 보산적벽, 물염적벽, 창랑적벽, 이렇게 모두 네 개의 적벽이 있습니다.

이중 경치가 좋다는 노루목적벽과 보산적벽은

오랫동안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다가 몇 년 전에 제한적으로 개방된 곳입니다.

매주 수요일, 토요일, 일요일에만 하루 두 번씩 개방되는데

인터넷으로 신청을 해야 들어갈 수 있습니다.

물론 입장료도 있습니다. 1인당 만 원입니다.

또 적벽을 보려면 화순군에서 운행하는 미니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합니다.

이용대 체육관에서 미니버스를 타고 적벽으로 갔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방식입니다.

 

화순적벽은 한마디로 크게 실망스러웠습니다.

일단 적벽의 풍경이 그리 대단하지 않았습니다.

영월 동강을 따라 걷다 보면 그냥 여기저기 보이는 바위벽과 크게 다르지 않더군요.

물론 강줄기가 시원하고 그 강을 따라 길게 능선이 이어져서

얼마든지 볼 만한 풍경이 펼쳐지긴 했습니다.

만일 이 강줄기를 내려다보며 자유롭게 걸으며 풍경을 즐겼다면

그렇게 실망하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버스에서 내려 달랑 노루목적벽과 정자 두 곳을 보고 오라더군요.

휙 걸으면 30분이면 다 돌아볼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왜 좀더 여유롭게 적벽의 풍경을 즐길 수 있도록 해주지 않는지 통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9시에 이용대 체육관에 모여 적벽을 보고 12 40분에 다시 체육관에서 해산했으니

거의 4시간을 소비했는데 적벽에서 보낸 시간은 1시간이었습니다.

그것도 1시간 볼거리도 안 되는 코스였습니다.

 

진행 방식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날은 미니버스 4대가 함께 움직여서 100명 정도 되는 인원을 함께 이동을 시켰습니다.

개중에는 왁자하게 떠들고 소리치고

버스 안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질펀하고 흥건한 잡담들

수요일이니 그 정도지 토요일이나 일요일이었으면

미니버스 6대가 동시에 들어간다고 하니 더 어수선해지겠죠.

 

화순의 적벽투어는 많은 부분이 개선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좀더 세심하고 짜임새 있게 다듬어야 합니다.

적벽을 돌아보는 코스도 더 다듬어야 하고

특히 버스를 4대씩 6대씩 한꺼번에 움직이는 것은 반드시 고쳤으면 합니다.

한 번에 해치우면 일하는 사람들이야 편하겠지만

여행하는 사람들은 무엇을 보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게 되죠.

저는 여행하는 사람이기에 지방의 이런 여행 문화를 보고

그 지방을 판단해 버리는 나쁜 습관이 있습니다.

이 나쁜 습관에 따르면 이제 제게 화순은 좋은 이미지로 남진 않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번 화순적벽 답사는 폭망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