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대원사계곡에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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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지리산 대원사계곡으로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대원사계곡은 멋진 소나무들과 커다란 바위들이 어우러져

아주 우아한 풍경을 빚어내는 계곡입니다.

하지만 대원사를 지나 유평마을까지 도로를 따라 걸어야 해서

걷기에 길이 자연스럽지도 않고 또 계곡 풍경을 마음껏 즐길 수도 없었습니다.

이 점이 예전부터 크게 아쉬웠는데

최근에 주차장에서 대원사를 지나 유평마을까지 계곡길을 정비해 놓았습니다.

목요일에 개통식을 했는데 마음이 급해서 금요일에 바로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금요일에 지리산에는 비가 추적추적 내렸고 또 다음 날 비내길 여행을 앞두고 있어서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는데 그래도 대원사계곡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때론 웅장하고 때론 섬세하고 또 신선한 느낌과 고풍스러운 분위기도 잘 섞여 있어서

가히 지리산을 대표하는 계곡으로 전혀 손색 없는 풍경이었습니다.

우산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걸었는데 불편함을 느낄 새도 없이 왕복 7km를 걸었습니다.

 

대원사계곡은 늦가을에서 초겨울로 접어들고 있었습니다.

의외로 대원사계곡의 초겨울 풍경도 분위기가 꽤 좋았습니다.

소나무가 많아서 푸른 빛을 잃지 않았고

계곡에 우뚝우뚝 자리한 거대한 바위들이 계절의 변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당당하더군요.

또 지리산의 계곡답게 물소리도 우렁차서

그날은 저도 계절을 잊고 대원사계곡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 제 생각이 잘못이었음을 알았습니다.

계곡은 여름에나 찾아가는 곳이라고, 겨울 계곡은 굳이 찾아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생각이 틀렸음을 알았습니다.

계곡에 눈까지 내려준다면 더 바랄 게 없겠지만

눈이 없더라도 규모가 있는 계곡은, 겨울에도 그 매력을 잃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올 겨울은 여기저기 계곡을 좀 기웃거려야 할 것 같습니다.

 

아무튼 대원사 계곡길은 오랜만에 마음에 쏙 드는 걷기길이었습니다.

곧 날을 잡아 반짝여행으로 대원사계곡을 찾아갈 생각입니다.

 

덧붙이는 글

 

대원사 앞 계곡에 식당이 하나 있는데 그 식당 이름이  휴림입니다.

제 애칭과 똑같아서 대원사에 갈 때마다 영 기분이 찝찝했습니다.

새 외투을 입고 기분좋게 나갔는데 길에서 똑 같은 외투를 입은 사람과 마주쳤을 때의 기분이랄까요.

그런 기분 상상이 되시나요.

그런데 이 집이 한동안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이 집이 문을 열지 않으니 찝찝한 마음은 사라지고 공연히 걱정이 되더군요.

휴림이 안 좋은 이름인가

뭐 이런 쓸데없는 생각까지 했었습니다.

다행히 이번에 답사를 갔더니 휴림이 다시 문을 열고 영업을 하더군요.

휴림, 영업합니다

이런 현수막을 보는 순간 걱정하던 마음은 싹 사리지고 다시 찝찝한 기분으로 바뀌더군요.

이 죽 끓듯 뒤집히는 변덕이라니.

하지만 그런 생각은 접기로 했습니다.

음식 솜씨가 좀 있는 집이니 앞으로 장사가 잘 되기를 바라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다시는 문 닫는 일이 없기를 바라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