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촌 달맞이길과 농가맛집 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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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촌 달맞이길>


며칠 전에 원주의 회촌 달맞이길을 걷고 왔습니다.

회촌 달맞이길은 원주 굽이길 3코스로 16.7km에 이르는 긴 길입니다.

이 긴 길을 다 걷지는 않았죠. 도로 구간을 빼고

양안치고개에서 회촌마을의 토지문화관까지 약 8km를 걸었습니다.

초입의 약 3km가 오르막이지만 너무 완만해서 오르막길이란 느낌이 거의 들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또 전체가 널찍한 임도길이어서 거리나 난이도에서 전혀 부담이 없는 길이었습니다.

지난 금요일에 다녀왔는데 응달 길에 눈이 쌓여 있더군요.

기대하지 않았던 첫눈을 만나는 만나게 되니 어쩐지 맥이 빠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왠지 첫눈은 그렇게 만나서는 안 될 것 같았습니다.

남들 몰래 조용히 약속을 하고 또 아닌 척 우연인 척 만나야 하는 게 첫눈일 것 같은,

아직도 그런 유치한 감정이 남아 있나 봅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눈을 떠보니 뜻밖에 서울에도 소복이 눈이 쌓였더군요.

그제서야 첫눈의 느낌이 나더군요.

첫눈은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늘 반갑기만 합니다.

 

회촌 달맞이길은 딱히 내세울 만한 풍경이 있는 길도 아니지만

또 딱히 흠을 잡아내기도 힘든 그런 무난한 임도길이었습니다.

그래도 풍경은 제법 다양해서, 건너편 산 능선을 바라보는 시원한 눈맛도 있고

소나무와 전나무, 낙엽송도 꽤 많아서 눈이 내리면 예쁜 풍경이 펼쳐질 길이었습니다.

 

이런 길이 은근한 매력이 있죠.

길이 편하니 걸음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풍경이 소박하니 마음까지 소박해지는 그런 길들의 매력.

이런 길을 걸으면 그냥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길에 잠시 앉아서 커피 한 잔을 정성껏 타서 마시며,

어디든 멍하니 눈길을 주고 있어도 그대로 행복한 것 같은 그런 길이죠.

김천의 인현왕후길도 정선의 화절령길도 또 평창의 두로령길도 모두 이런 매력을 품은 길들입니다.

이번에 회촌 달맞이길을 걸으면서도

언뜻언뜻 인현왕후길과 화절령 그리고 두로령의 이미지가 겹쳐지더군요.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구룡사 금강송길과 함께 하루 여행을 떠나기 좋은 길이었습니다.

 

회촌 달맞이길은 반짝여행으로 12월에 진행하게 될지 아니면 1월에 진행하게 될지 아직 모르겠습니다.

이 문제는 사실 농가맛집 토요와 관계가 있습니다.

박경리 선생이 머무시던 토지문화관 못미처에 농가맛집 토요라는 예쁘고 담백한 식당이 하나 있습니다.

마을주민들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식당으로 마을에서 생산되는 농작물로 뷔페를 내는 집입니다.

건물도 예쁘고 맛도 괜찮아서 이 집에서 꼭 식사를 하고 싶은데

이 집이 리모델링을 할 계획이라네요.

리모델링 날짜가 잡히는 걸 봐서 진행 일자를 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회천 달맞이길과 구룡사 금강송길을 걷고 농가맛집 토요에서 식사까지 하게 되면

왠지 커피 향처럼 은은한 작은 미소가 느껴질 듯한 여행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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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가맛집 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