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섬진강 둘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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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에 전라도 곡성으로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곡성은 영화 곡성(哭聲)’으로 유명해진 곳이죠.

영화 곡성(哭聲)’과 전라도 곡성(谷城)’은 이름이 같다는 것을 빼면 아무런 연관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를 곡성에서 찍었다고 인연이 아예 없지는 않네요.

 

사실 영화와 달리 곡성은 늘 차분하고 아늑한, 고향 같은 고장입니다.

성깔 있어 보이는 높은 산도 없고 또 아름다운 섬진강이 곡성을 휘감아 흐르고

시간도 느릿느릿 흘러갈 것만 같은 유유하고 그윽한 고장이죠.

이번 답사는 곡성군에서 만들어 놓은 섬진강 둘레길을 돌아보는 여정이었습니다.

 

곡성의 섬진강 둘레길은 섬진강 기차마을에서 가정역까지 약 11km를 걷는 길입니다.

곡성의 자랑인 섬진강 증기기차가 다니는 구간이죠.

그렇다 보니 이 길은 섬진강과 기찻길 그리고 숲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숲을 돌아나오면 섬진강과 기차길이 열리고 증기기차가 지나가면 손 한 번 흔들어주고

또 숲길로 들어갔다가 다시 섬진강으로 내려와 기찻길을 걷고, 이런 길입니다.

아련한 섬진강을 내려다보다가, 기적을 울리며 지나가는 증기기차를 만나면

왠지 먼 옛날로 돌아간 느낌이 들기도 하는 그런 길입니다.

언제든 허허롭게 걷기에 그만인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저희는 코스를 조금 수정했습니다.

섬진강 기차마을이 아니라 섬진강 건너편의 고달마을에서 출발해서

섬진강이 빚어놓은 침실습지를 건너서 강변길을 따라 침곡역까지 간 뒤

침곡역에서부터 섬진강 둘레길을 걸을 계획입니다.

조금 지루한 느낌을 덜어내고 섬진강을 좀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게 만들고

힘든 고개 하나를 비켜가는 코스로 만들었습니다.

 

섬진강 둘레길만 걸을 때는 지루하고 힘들었던 점이 조금 아쉬웠는데

코스를 이렇게 변경하고 나니 꽤 만족스러운 코스가 된 것 같습니다.

아마 1월에 이 길을 걷게 될 것 같습니다.

가장 추운 시기지만 섬진강은 언제 가도 포근한 곳이죠.

봄이 오면 꽃이 가장 빨리 그리고 가장 화사하게 피어나는 곳이 섬진강이니까요.

이 코스도 아늑하고 편안하고 또 아련한 옛 생각이 떠오르는, 고향의 강둑을 걷는 듯한 느낌의 길이니

하루를 조용히 섬진강과 함께 보내고 싶은 분은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