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와 미세먼지 속의 종댕이길

 

26종뎅이길(엽서).jpg


지난 화요일에 충주의 종댕이길을 걷고 왔습니다.

미세먼지에 황사까지 날아와 온 세상이 뿌옇던 날이었습니다.

예보대로라면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아무튼 충주에는 짙은 안개까지 끼어서

과연 제대로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하는

무거운 마음으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종댕이길은 이제 꽤 유명해졌죠.

블로그 검색을 해보면 벌써 많은 사람들이 종댕이길을 걸었더군요.

종댕이길은 충주호에 바싹 붙은 숲길이어서 분명히 매력 있는 길입니다.

충주호는 충주댐이라는 거대한 댐 건설로 생긴 호수죠.

그렇다 보니 충주호 주변에는 불쑥불쑥 솟아 오른 산들이 많습니다.

시원한 호수와 생동감 넘치는 봉우리들이 겹쳐 있는 풍경이어서

풍경 하나만은 언제 봐도 엄지손가락을 들어줄 만한 곳입니다.

 

그러나 종댕이길을 다 걷고 나서 내린 결정은

다른 계절에 진행하자였습니다.

우선 초반의 가파른 내리막길이 낙엽에 수북이 덮여 좀 위험해 보였고

호반을 따라 이어지는 숲이 왠지 겨울 숲의 매력은 없어 보였습니다.

겨울 숲은 또 겨울 숲대로의 매력이 있죠.

호젓하면서도 우아한 느낌을 주는 겨울 숲이 있습니다.

이런 겨울 숲을 걸으면 스산하다거나 허전하다는 느낌은 별로 없습니다.

대개 소나무나 전나무, 잣나무, 낙엽송, 편백나무, 삼나무 같은 큼직한 나무들이 있는 숲이 그렇습니다.

그런데 종댕이길의 숲은 그저 썰렁하기만 하더군요.

하지만 봄을 넘어서 종댕이숲이 초록빛으로 물들고

충주호의 물빛도 뽀얗게 살이 오르고 산 봉우리들도 파랗게 생기가 돌면

분위기는 크게 달라지겠죠.

그때의 종댕이길은 한 번 걸어볼 만한 길로 변해 있을 겁니다.

그때쯤 다시 한 번 답사를 해서 최종 코스를 확정 짓고 진행을 할 생각입니다.

 

지난 화요일은 별 소득도 없이 미세먼지만 듬뿍 마시고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