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바라길을 다시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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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례포해변>


어제는 태안 바라길을 걷고 왔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에 화요미식회로 진행할 여행이죠.

걸어본 지가 3년 정도 되어서 점검 삼아 다시 걸었습니다.

 

바라길은 3년 사이에 단정하게 정비가 되었더군요.

일단 모래밭인 신두리사구는 깔끔하게 정리가 되었더군요.

예전에는 사구 식물들이 사구를 뒤덮어 어지러운 느낌이었는데

깔끔하게 머리를 자른 것처럼 정리가 되고 길도 잘 만들어 놓았습니다.

자연스러움은 조금 떨어졌지만 깔끔한 편이 보기에 더 좋았습니다.

사구의 식물은 워낙 생명력이 강해서 또 자랄 테니까요.  

구례포해변에 새로 나무데크길을 만들어서 해변 풍경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게 해 놓은 점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좋아했던 먼동해변의 풍경은 어쩐지 생기를 잃은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어제는 태안해변에 바람이 몹시 거세게 불었습니다.

제 몸이 휘청거릴 정도로 바람이 불어서, 손이 시릴 정도였습니다.

덕분에 힘차게 파도 치는 서해바다의 풍경을 볼 수 있었지만

겨울이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했습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겨울 바다를 걷는 일은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어제 신구리사구에서 바람을 맞으며 걷기 시작할 때는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언제까지 이 짓을 해야 하나

하지만 사구를 지나 해송 가득한 모재를 넘고

먼동해변을 지나 구례포해변을 지날 때쯤에는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오길 잘했구나. 마음이 편안해지는구나.

역시 겨울 바다에는 신선한 생동감과 무한한 위무의 힘이 있음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바라길이 제 기억처럼 쉽기만한 길은 아니었습니다.

트레킹이라 부르기에도 좀 민망한 길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렇지는 않더군요.

고개를 몇 개 넘는데, 물론 힘든 고개는 아니지만, 숨이 좀 가빠지고

다 걷고 나니 꽤 운동을 했구나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여행편지의 트레킹 코스로 적당한 난이도가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