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 부리지 않은 맛, 올뱅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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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슬기, 고동, 고디, 대사리, 올갱이, 올뱅이

이는 모두 다슬기를 각 지역에 따라 부르는 이름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 또 있을까 싶네요.

어릴 적 냇가에서 다슬기를 잡던 일은 신나는 물놀이였습니다.

그리고 된장을 풀어 한 솥 끓여낸 다슬기국은

온 식구가 빙 둘러앉아 옷핀처럼 뾰족한 것으로 뱅글뱅글 쏙쏙 빼먹던 서민 음식이었습니다.

어렸던 그때, 무얼 알았을까 싶지만 국물 맛이 시원했던 기억은 아직도 지워지지 않습니다.

 

얼마 전 충북 영동 민주지산 치유의숲 답사를 갔던 날, 올뱅이국을 먹었습니다.

도시보다 10년은 뒤늦은 듯한 동네 분위기가 마음을 푸근하게 해줍니다.

그리고 작은 간이역, 황간역 앞에 바로 이 올뱅이국밥을 내는 집들이 있습니다.

지역마다 다슬기국을 끓여내는 방식도 다릅니다.

대부분 재첩국처럼 맑은 탕으로 냅니다.

지난번 임실 섬진강변에서 먹던 다슬기탕은 맑지만 청양고추를 넣어 얼큰한 맛이 좋았습니다.

또 전남 구례에서는 수제비를 넣어 끓인 다슬기 수제비도 깔끔한 맛이었습니다.

영동 황간역 앞 식당에서 먹은 올뱅이국밥은 뭐랄까요,

곰곰이 생각을 해봤는데 딱히 맛을 표현할 단어가 생각나지 않습니다.

 

너무 추상적이긴 하지만 외할머니처럼 푸근한,

엄마가 끓여준 집 밥 같은, 뭔가 그런 말로 설명을 해야 맞을 것 같습니다.

된장을 잘 풀어 국물 베이스를 만들고 어린 배추와 근대도 아낌없이 넣어줍니다.

그 위에 진초록 올뱅이를 고명으로 푸짐하게 올려 한 뚝배기가 차려집니다.

시간을 거슬러 온 식구가 둘러앉아 먹던 다슬기국이 떠오르는 깊은 맛을 느꼈습니다.

주인의 정성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고마운 맛을 아주 오랜만에 느꼈습니다.

 

미식회에 올려도 되는 음식일까, 휴림 님과 의논을 하였죠.

꼭 잘 차려진 밥상이 아니어도 정성이 가득 담긴, 한 그릇의 올뱅이국은 전혀 부족함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주말에만 시간이 가능하신 분들께서 주중에만 진행하는 미식회 여행에 대한 말씀들이 계셔서 

이번에는 토요미식회로 올뱅이국밥을 올려보려 합니다.

6월 초에 민주지산 치유의숲을 걷고 올뱅이국밥을 드시는 여행으로 진행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