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 곧은재를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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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악산 곧은재>


얼마 전에 치악산 곧은재로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곧은재는 원주의 황골에서 횡성의 부곡으로, 치악산을 넘어가는 약 8km의 고갯길입니다.

치악산은 남북으로 길게 뻗은 산이죠.

이 산 중간에 잘록한 허리처럼 낮은 고개가 하나 있는데 이 고개가 곧은재입니다.

이름이 곧은재여서 곧게 뻗은 길인 줄 알았는데

산을 넘는 고개이다 보니 산길은 역시 구불구불하더군요.

길만 보면 곧은재가 아니고 구불재라고 하는 게 맞겠지만

원주에서 횡성으로 바로 넘어가는 고갯길이어서 곧은재라는 이름이 붙은 것 같습니다.

 

원주 황골 쪽에서 작은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산길은 깊은 산중의 분위기가 느껴지더군요.

이 날 하늘이 흐리긴 했지만 맑은 날에도 햇볕이 들기 힘들 정도로 울창한 숲길이었습니다.

돌도 많고 계속 오르막이 이어져서 꽤 헐떡거리며 올라가야 했습니다.

곧은재를 넘어 횡성의 부곡 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한결 차분하고 부드러운 분위기의 길이었습니다.

이 길도 계곡을 따라가는 길인데, 계곡은 부곡 쪽이 조금 더 좋았습니다.

 

곧은재는 또 단풍나무가 많았습니다.

계곡 쪽으로 띄엄띄엄 단풍나무들이 이어져서 단풍만 잘 들면 아주 예쁜 가을길이 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동네 사람은 그걸 모르더군요.

곧은재에서 동네 사람을 만나서 물어보았습니다.

가을에 단풍 들면 예쁘겠어요.

그랬더니 이 동네 분은 단풍은 금시초문이란 표정으로 어리둥절해 하더군요.

사람은 자기가 가진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른다더니

가끔 이런 경우를 만나게 됩니다.

자기 동네가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잘 모르는 경우죠.

 

곧은재는 걷기에 쉬운 길은 아니었습니다.

전 날 밤을 꼬박 새다시피 하고 또 산 밑에서 돼지처럼 미련하게 밥을 먹고 산에 오르긴 했지만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좀 힘든 코스였습니다.

곧은재는 여름에 하긴 힘든 코스이고 곱게 단풍 물드는 가을쯤 진행할 생각입니다.

요즘 여행편지에서 비교적 쉬운 코스들을 걷고 있죠.

땀 좀 흘리는 코스를 걷고 싶은 분들은 가을 곧은재 여행을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