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은 시골 처녀 같은 가을길, 새이령

 


20새이령(엽서).jpg

    <가을 새이령>


요즘 10월 여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10월 사진을 여기저기 열어보고 있자니, 단풍 사진이 눈에 쏙쏙 들어오네요.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선선해지니 이제 단풍이 그리운 모양입니다.

 

10월에는 새이령 여행을 진행할까 고민중입니다.

새이령은 마장터라 부르기도 하고 대간령이라 부르기도 하는 길입니다.

가을 햇살에 해살대는 작은 계곡을 건너고

울창한 골짜기를 따라 완만한 길을 올라가면 소간령이 나옵니다.

소간령은 작은 새이령이란 뜻으로, 옛날 서낭당이 있는 고개입니다.

다시 소간령을 지나 숲길을 걸으면 마장터가 나옵니다.

옛날에 말을 사고 팔던 마장이 열리던 곳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할아버지 한 분이 외롭게 마장터를 지키고 계십니다.

왠지 쓸쓸해야 할 것 같은데 마장터는 전혀 쓸쓸한 분위기가 아닙니다.

이상하게도 맑고 아늑한 느낌이 드는 곳입니다.

마장터를 나와 곧게 솟아오른 전나무숲을 지나고

또 계곡을 지나 계곡 옆길을 따라가면 새이령이 나옵니다.

저희는 새이령을 넘어 고성으로 가진 않으니 이 새이령이 걷기 코스의 끝입니다.

 

29새이령(엽서).jpg

   <전나무 숲길>


글을 써 놓고 보니 딱히 인상적인 곳은 없어 보이네요.

사실 새이령은 화려하지 않은, 자연스럽고 소박한 길입니다.

여기저기 단풍이 있긴 하지만 이 역시 단풍 명소라 할 정도는 아니죠.

새이령은 그냥 수수하게 차려 입은 수줍은 시골 처녀 같은 길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길에 저는 마음이 끌립니다.

길이 자연스러워서 걸음이 가볍고,

풍경이 소박해서 마음도 따라 소박해지는 길입니다.

이런 길이라면 한없이 걸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저기 가을 사진을 들춰보면서도 자꾸 새이령 사진에 눈길이 머무는 것은

이런 새이령의 은근한 매력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혹시 어느 가을 날, 마음을 내려놓고 소박한 가을 숲길을 타박타박 걷고 싶은 분은

새이령을 찾아가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