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촬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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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울진 죽변항 북쪽 해변입니다.

바닷가에 몹시 화난 듯 우뚝 버티고 있는 큰 바위 위에 집 한 채가 서 있습니다.  

예전에 폭풍 속으로라는 드라마가 촬영되었던 드라마 세트장입니다.

이제 드라마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재미있게 봤던 드라마였습니다.

선 굵은 연기를 하던 남자배우들이 인상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는 아니어서 당시에도 사람이 많이 찾진 않았는데

의외로 촬영장은 오래 남아 있습니다.

아마 주변 풍경이 좋아서겠죠.

 

며칠 전 청주에 갔다가 수암골에 들렀다 왔습니다.

청주시 외곽의 산동네인데, 골목에 벽화를 그려놓은 벽화마을이죠.

하지만 벽화보다는 제빵왕 김탁구카인과 아벨이란 드라마의 촬영지로 유명합니다.

이 두 드라마는 보지 않았는데 시청률이 꽤 높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시청률의 힘으로 수암골은 한때 청주 최고의 여행지가 된 적이 있었죠.

그런데 이번에 가보니 쓸쓸하기 그지없었습니다.

볼거리가 별로 없으니 이제 사람의 발길이 많이 줄어든 모양입니다.

 

두 예에서 보듯이 드라마 촬영지는 그 드라마의 시청률에 따라 잠깐 반짝할 순 있지만

결국 오래 남아 있느냐의 문제는 주변 환경이 결정합니다.

주변 환경이 매력 있어야 생명력이 길어지겠죠.

 

저는 여행하는 사람이어서 드라마 촬영지에 대해서 조금 다른 생각도 있습니다.

호젓하고 좋았던 곳이 어느 날 갑자기 드라마가 촬영된 후에

시끌벅적해지는 걸 보면 어안이 벙벙해집니다.

요즘 젊은사람들에게 핫 플레이스가 되어 버린 부여의 성흥산성이 그렇습니다.

꽤 오래 가지 못했지만 제가 아주 좋아했던 곳입니다.

산성 느티나무 밑에 앉으면 멀리 산자락이 아롱아롱 펼쳐진 곳이죠.

산성 아래 대조사에 있는 마애불도 정겨운 곳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이곳에서 호텔 델루나라는 드라마가 촬영되었답니다.

그 후로 젊은사람들이 이 느티나무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선다고 합니다.

호젓하고 아름다웠던 곳이 어지러워질까 걱정이 되네요.

 

아무튼 저는 내일 삼척, 울진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사진 속의 드라마 세트장도 찾아갑니다.

워낙 풍경이 좋은 곳이니 잠깐이라도 시간을 빼서 찬찬히 살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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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흥산성 느티나무>